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2021) 분석 – 가장 위험한 사람들이 보여준 의외의 연대
DC 영화들을 떠올리면 보통 초인적인 힘을 가진 영웅들이 세상을 구하는 이야기가 먼저 생각난다. 하지만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는 정반대의 길을 선택한다. 여기에는 정의를 상징하는 영웅도 없고, 존경받는 인물도 없다. 오히려 사회에서 버려진 범죄자들, 실패자들, 그리고 어디에도 속하지 못한 사람들이 모여 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영화가 끝날 때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거대한 액션이 아니라 이들이 만들어내는 관계와 감정이다. 처음에는 서로를 이용하려고만 했던 사람들이 어느 순간 서로를 위해 움직이기 시작한다. 그래서 이 영화는 화려한 액션 블록버스터인 동시에 외로운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처럼 느껴진다.
모두가 웃고 있지만 사실은 상처를 숨기고 있다
영화를 처음 보면 굉장히 정신없다. 예상하지 못한 죽음이 계속 나오고, 황당한 상황이 이어지고, 웃음이 터질 만한 장면도 많다. 하지만 조금만 깊게 들여다보면 등장인물 대부분은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블러드스포트는 누구보다 냉정해 보이지만 딸과의 관계 앞에서는 한없이 약해진다. 그는 사람을 믿지 않으려 하지만 사실은 상처받는 것이 두려운 인물이다. 랫캐처2 역시 마찬가지다. 세상은 그녀를 무능력한 범죄자로 취급하지만 영화 속에서 가장 따뜻한 시선을 가진 인물은 오히려 그녀다.
킹 샤크는 겉으로 보기에는 무시무시한 괴물이지만 사실은 친구를 원한다. 그는 사람들과 어울리고 싶어 하지만 방법을 모른다. 영화는 이런 인물들을 통해 세상에서 이상하게 보이는 사람들도 각자의 외로움을 가지고 살아간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래서 관객은 처음에는 웃다가도 어느 순간 이들에게 감정을 이입하게 된다.
진짜 주인공은 할리 퀸이 아니라 팀 자체다
많은 사람들이 이 영화를 할리 퀸의 영화처럼 생각한다. 물론 할리 퀸은 여전히 강렬하다. 자유롭고 예측할 수 없으며 누구의 통제도 받지 않는다. 그녀가 등장하는 장면들은 영화 전체에서도 가장 강한 인상을 남긴다.
하지만 이번 작품에서 진짜 주인공은 특정 인물이 아니다. 바로 팀 자체다. 처음 모였을 때 이들은 서로를 믿지 않는다. 누군가는 임무를 위해 움직이고, 누군가는 살아남기 위해 움직인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변화가 생긴다. 블러드스포트는 랫캐처2를 통해 다른 사람을 믿는 법을 배우고, 킹 샤크는 처음으로 동료라는 존재를 경험한다. 폴카닷맨 역시 자신의 상처를 드러내기 시작한다.
이 과정은 거창하지 않다. 서로를 위해 목숨을 거는 순간이 갑자기 찾아오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사소한 대화와 작은 행동들이 쌓이면서 관계가 만들어진다. 그래서 후반부에 이들이 함께 싸우는 장면은 단순한 액션이 아니라 성장의 결과처럼 느껴진다.
가장 엉뚱한 영화가 가장 따뜻한 이야기를 한다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의 가장 큰 매력은 광기와 따뜻함이 동시에 존재한다는 점이다. 영화에는 잔인한 장면도 많고 정신없는 유머도 많다. 때로는 너무 과장되어 만화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그 안에는 의외로 따뜻한 시선이 숨어 있다. 감독은 완벽한 영웅보다 부족한 사람들에게 더 관심이 있다. 그래서 영화 속 인물들은 계속 실패한다. 실수도 하고, 엉뚱한 선택도 한다. 심지어 서로 싸우기도 한다.
그럼에도 영화는 그들을 비웃지 않는다. 오히려 “그래도 괜찮다”라고 말하는 것처럼 보인다. 누구나 부족할 수 있고, 누구나 실수할 수 있으며, 그렇다고 해서 변화할 기회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영화 마지막에 이들이 보여주는 선택 역시 같은 의미를 가진다. 도망치는 것이 더 쉬운 상황에서도 결국 돌아와 싸운다. 그 순간 이들은 더 이상 단순한 범죄자가 아니다. 누군가를 위해 움직일 수 있는 사람들로 변해 있다.
마무리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는 겉으로 보면 정신없고 과격한 액션 영화처럼 보인다. 하지만 그 안에는 외로움, 상처, 그리고 사람 사이의 연결에 대한 이야기가 숨어 있다.
블러드스포트, 할리 퀸, 랫캐처2, 킹 샤크, 폴카닷맨은 결코 영웅 같은 인물들이 아니다. 오히려 세상에서 가장 문제 많은 사람들에 가깝다. 그런데 영화는 바로 그런 사람들에게 희망을 준다.
누군가를 믿게 되는 순간, 그리고 누군가를 위해 움직이게 되는 순간 사람은 달라질 수 있다고 말한다. 그래서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는 악당들의 영화가 아니라, 상처 입은 사람들이 서로를 이해하게 되는 영화로 기억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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